5. 나 이제 네게 그 얘기를 하고 싶어 *** 준면과 민석의 입술이 닿은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생각했다. 우리는 한 번도 헤어진 적이 없었다고. 그 먼 시간을 떨어져 있었지만, 우리는 늘 마음 속에 서로를 심어놓고 있었다고. 여전히 너는 내 눈에 너무 예쁜 사람이었다고. “어때? 싫어?” 민석은 붙였던 입술을 떼고 준면에게 물어보았다. 그 눈이 꽤 간...
4. Still me, 또 나예요. 놀랄 거 없이 *** 민석은 준면이 있는 경영학부 행정팀 문을 열었다. 민석의 수업 담당 조교에 대한 일을 상담하기 위해서였다. 그 시각 준면은 윤 주임에게 업무 지시를 해주고 있었다. 딱 붙어있는 두 사람을 보니 갑자기 또 속에서 불이 올라오는 민석이었다. 민석의 수업 담당 조교가, 한 마디로 개판이었기 때문에 지금 민...
3.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 민석은 누군가가 자신을 흔드는 손길에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투박한 손길에 눈을 뜬 민석은 낯선 환경에 당황했다. 그러니까, 여기가 “여기 한국대 근처 지구대에요. 거기 교수님 맞으시죠? 일어나세요.” “네?” 민석은 이마에 무언가가 붙어있는 느낌에 손을 들어 그것을 떼어냈다. 형광 노란...
2.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 거야? *** ‘아무래도 좆됐다. 이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준면은 오래 전 읽은 소설의 첫 문장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눈앞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상황이 그러함을 차분하게 인정했다. 아무래도 좆됐다. 이것이 준면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좆됐다. “두 사람...
1. 안녕하세요? 왜 안녕하세요? *** ‘아무래도 좆됐다. 이것이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민석은 오래 전 읽은 소설의 첫 문장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눈앞이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상황이 그러함을 차분하게 인정했다. 아무래도 좆됐다. 이것이 민석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나는 좆됐다. “두 사람 동기...
완결에 남겨주신 많은 좋은 말들에 대한 저의 작은 성의이자 답변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바야흐로 때는 2009년, 두 사람이 졸업을 코앞에 둔 시점. 김준면과 김민석이 헤어졌다. 사체과 예쁜이와 나이키 바람막이, 그 요란스런 커플이. 재연(再聯) 외전_정말 좋아해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 “그래서 왜 싸웠는데?” “아 싸운 거 아니고 쫑...
계간수공 가울호에 참여한 글입니다. 모티브가 된 동화는 피터팬입니다. *** 중년의 남자가 미술관 내 회의실에 앉아 인터뷰 질문지를 훑어보았다. 녹음綠陰이 무성했던 바깥 풍경이 쌀쌀해진 날씨와 함께 노랗게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남자의 손에도 이제 시원한 음료가 아닌 따뜻한 차가 들려있었다. 질문지에는 <2019 김준면 화백 30주년 특별전展 인터뷰&...
20. 나, 그대의 세월이 되리 주말 오후, 민석은 얼음을 가득 넣은 커피를 옆에 두고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고 있었다. 날이 추워져도 몸에 열이 많은 민석은 아이스커피를 즐겼다. 문득 시계를 보니 조금 있으면 부모님일 뵈러 잠시 본가에 갔던 준면이 곧 도착할 시간이 될 듯싶어, 민석은 리모컨으로 집안의 온도를 더 높였다. 준면은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이다...
19. 굳이 고된 나를 택한 그대여 주말 오전, 준면은 연락도 없이 민석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아직 해가 중천에 뜬지도 모른 채 자고 있는 민석을 별안간 깨워 문을 열었다. 민석은 까치집을 지은 머리를 채 다듬지도 못하고 나와 준면을 마주했다. 도통 준면의 주말 방문에 대한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서있는 민석에게 준면은 말했다. “다리미 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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